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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가정간편식 사먹는 재미에 푹 빠진 내가, 웬만해선 직접 만들어 먹는 된장찌개마저도 간편식으로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꼭 집 된장으로 만든 찌개여야 내가 아는 그 맛이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아무리 비비고 된장찌개가 맛있다 한들 솔직히 집 된장 보다는 별로일거라 생각했다.

 

어쨌든 비비고 된장찌개는 한 팩에 3~4천원 정도밖에 안하니 재료 값+조리 노동 대신 지불하는 금액으로 썩 괜찮은 편이다. 내용물이 부실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뜯자마자 호기심이 확 솟구친다.

다른 비비고 국들은 파우치를 뜯으면 바로 내용물이 들어있는데 된장찌개는 '육수와 건더기', '된장찌개 양념장'으로 나뉘어 있다. 레토르트 식품치고는 뭔가 재료의 특성과 맛을 고려해 포장에 신경을 쓴 느낌이다.

 

뒷면의 조리예. 전자렌지 조리도 가능하다. 렌지용 용기에 육수와 양념장을 붓고 잘 섞은 후 5분간 데우기만 하면 된단다. 이보다 더 간편할 순 없다.

그치만 나는 끓이는 걸 선택했다. 이유는 없다. 그냥 찌개는 냄비에 넣고 팔팔 끓여야 더 맛있는 거 같다. 그것이 가정간편식일지어도.

 

육수 팩을 뜯으니 건더기가 실하게 들어간 뽀얀 육수가 들어있다. 무와 홍고추, 심지어 두부도 큰 덩어리가 들어있다.

 

냄비에 부으니 육수에 들어있는 재료들이 더 확실하게 보인다. 감자, 무, 두부, 고추, 양파, 버섯, 애호박 등. 직접 해먹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재료들이 들어가 있다.

 

육수와 건더기에 양념장을 짜넣는다. 진한 된장냄새가 난다. 양념장을 넣고 4~5분 간 팔팔 끓이면 내가 아는 그 익숙한 된장찌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온 집안에 된장찌개의 온기가 퍼져나간다.

저녁즈음 집 안에서 나는 음식 냄새는 마음을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조리가 끝난 찌개는 국그릇에 덜어 먹는다. 한 국자를 펐더니 두부에 호박에 무에, 버섯에 재료가 듬뿍 딸려 올라온다. 이 정도면 굳이 내가 안 만들어 먹어도 되겠다 싶다. 요리 시간 아끼고 맛도 좋으니 비비고.. 내가 안 살 이유가 없다. 진짜. ㅜㅜ

저녁 하는 시간 애껴서 집에서 더 많이 쉬고 더 생산적인 일을 한다. 가정간편식은 더더욱 발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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