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영화 기생충이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우면서 외신의 극찬을 받는 지금(이라기엔 이미 한 달 전인가). 영화만큼이나 주목 받는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등장한 짜파구리가 바로 그것.

 

외신들을 비롯해 외국 유튜버들 사이에 짜파구리 만들어 먹기가 챌린지처럼 행해졌고, 한 차례 짜파구리 붐이 지나갔었던 국내에서도 다시 유행이 일기 시작했다. (지금은 다시 또 지나간 것 같다.. 나란 사람, 항상 뒷북치는 사람)

 

예전에 천사 후가 짜파구리를 해먹었을 때 이후로 다시 만날 일없던 요리였는데 기생충의 아카데미 상 싹쓸이에 국뽕이 차오르고 또 차올라, 나도 짜파구리 만들어 먹기에 동참해보기로 했다. (뭔가 이상한 흐름) 그리고 요즘 보니 농심에서도 새로운 걸 많이 만들어냈더라고. 사천 짜파게티니, 앵그리 너구리니. 요 매운맛 버전들로 짜파구리를 만들면 또 어떨까 싶어서 사와 보았다. 

 

 

 

마트에서 사온 농심 사천 짜파게티와 앵그리 너구리. 앵그리 너구리에는 화난 다시마가 들어있다는데 얼마나 화났는 지는 모르겠다. 나도 코로나 때문에 지금 꽤나 화난 상태인데. 잘못하면 오늘 다시마랑 싸울 수도 있겠다.

 

 

 

농심 사천 짜파게티 먼저 뜯어보았다. 구성은 원래 내가 알던 짜파게티와 다를 바 없다. 동그랗게 뭉쳐진 면에 후레이크와 과립스프, 유성스프가 들어있다. 지금보니 유성스프가 빨간 게 저게 매운 맛의 핵심인가 싶다. 

 

 

 

화난 다시마가 들어있는 앵그리 너구리다. 막상 뜯어보니 다시마 얌전하네. 실전에 약한 모습이다. 앵그리 너구리는 후레이크와 분말스프로 구성됐다. 짜파게티 보다 훨씬 굵어보이는 면이 인상적이다.

 

 

 

냄비를 준비한다. 성질 급한 나는 물이 끓기도 전에 후레이크 먼저 털어 넣는다. 이미 0.000001g의 수분도 없이 말라빠진 후레이크 채소들이지만 그래도 물에 넣고 끓이다 보면 육수가 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 때문이다.

 

 

 

면 넣고 수프 넣는 단계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스프 넣고 면 넣는 행위를 두 손으로 동시에 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내가 성격이 급한 탓이다. 물이 안 끓는 것 같은데, 나는 분명 물에 기포가 올라올 때 쯤 면과 스프를 넣었다. 

 

 

 

거실에서 호젓하게 여유 부리던 남편이 설설 기어와서 훈수를 두기 시작한다. 짜파구리에는 계란후라이가 올라가야 한다며 아는 체 하길래 그건 니가 하세요 라고 답했다. 이 사진은 남편이 요리하고 있을 때 옆에서 찍은 사진이다.

 

 

 

자연스럽게 짜파구리 요리의 마무리는 남편에게 돌아갔다. (주방에 들어오는 건 니 맘이지만 나가는 건 아니란다.) 어느 정도 면이 익었을 쯤 불을 끄고 유성스프를 넣는다.

 

 

 

남편이 다급하게 찍어달라기에 영문 모르고 찍었다. 그는 나에게 뭘 찍으라고 한 걸까? 화난 다시마? 너구리 어묵? 해답은 남편만이 알겠지.

 

 

 

짜파구리에 계란후라이를 올려보았다. 윤기 짜르르 흐르는 것이 꽤나 먹음직스럽다.

 

 

 

짜파구리 맛있게 먹으려고 비비고 파김치도 샀다. (이와중에도 비비고 못잃어...) 김치는 우리엄마가 해준건데 씻어서 백김치로 만들었다.

 

 

 

농심 사천 짜파게티와 앵그리 너구리로 만든 매운 짜파구리! 솔직히 맛 평가는 진부하겠지만, 대존맛이다. 매우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1도 안 맵고 외려 계란 때문인지 고소하고 짭짤하고 풍미가 더 진해서 더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도 짜파구리를 해먹어야 한다면 이 조합으로 먹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짜파구리는 원래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메뉴이니까. 뭐 대단한 수식어를 붙이기가 애매하다. (라고 하면서 내 어휘력 딸리는 거 합리화 하기)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