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게을러진걸까. 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아 나는 원래 되게 실용적인 사람이었지.'하고 깨닫는다. 직접 재료를 일일히 구매해 만드는 요리도 분명 의미있고 좋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의 노동력을 가장 적게 쓸 수 있는 방향으로 살림 태도가 바뀌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요리! 주말에는 먹고픈 것, 하고픈 요리를 맘껏하지만 평일에는 가정간편식을 최대한 활용한다. 요즘에는 간편식도 얼마나 다양하고 잘 나오는 지, 솔직히 사 먹는 것에 불만이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반찬은 물론이고 국, 찌개, 탕 같은 것들도 워낙에 훌륭하다.
내가 만든 끓인 감자탕이다!
짜잔. 서론이 구구절절 길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워낙에 잘 나온다는 그 국, 탕, 찌개 중에 탕이다! 대형마트 시식코너에서 세상 맛있는 냄새가 나길래 홀리 듯 가서 맛봤는데 글쎄, 감자탕인 게 아닌가? 마트에서 감자탕 시식할 일이 뭐가 있나 싶어 봤더니 비비고에서 새로 나온 가정간편식을 홍보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어찌했겠나? 당장 사왔지 뭐.
속이 꽉 찬 비비고 감자탕
시식코너 아주머니가 막 팩 좀 만져보라며, 안에 감자랑 고기 많이 들어있는 거 느껴지냐며 살짝 홍보했는데 만지자마자 꽉 찬 속을 감지하고 카트에 바로 담아 왔다.
총 용량은 460그람이고 1~2인분이다. 밥 욕심 많은 1명이면 이거 충분히 혼자 다 먹는 양이다. 내용물은 무려 뼈 없는 살코기와 감자, 시래기와 파 등이 들어있다.
참고로 비비고 감자탕에 사용된 살코기는 돼지등뼈가 아닌 사태살이다. 뼈 발라 먹는 재미는 없지만 두툼하고 씹는 맛 좋은 사태 살이 듬뿍 들어있다.
상세한 조리법(?)을 살펴보면,
사실 조리법이라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간단하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해서 먹는 법, 냄비로 직접 가열해서 먹는 법, 중탕 조리해 먹는 법 등인데 어쨌든 셋 다 그냥 따뜻하게 데워 먹으라는 말이다. 형편에 맞게 데워 먹으면 되겠다. 다만, 조리방법 아래에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이 나와있는데 여력이 된다면 참고해보는 것도 좋겠다.
| 조리 tip |
향긋하고 고소하게 즐기려면 비비고 감자탕 1봉 기준 깻잎 5장, 들까가루 2티스푼을 같이 넣어서 조리해보자.
속풀이 용으로 얼큰하게 즐기려면 청양고추 1개와 고추가루 1스푼을 넣어 조리하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정공법으로 간다.
그 무엇도 첨가하지 않고 냄비에 직접 가열 방식으로 비비고 감자탕을 즐길 생각이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 현실 이즈 귀찮음!
작은 냄비에 비비고 감자탕을 쏟아 붓는다. 역시나, 커다란 건더기들이 툭툭 떨어진다. 아~ 몇 천원에 즐기는 감자탕 비주얼이 이렇게 훌륭해도 된단 말인가. 요즘 가정간편식 정말 너무 잘 나온다!
조리법은 별거 없다. 아까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3분 정도 보글보글 끓이기만 했다.
내가 비비고 감자탕을 먹기 위해 한 것이라곤, 냄비에 제품을 넣고 팔팔 끓인 후 사진 찍으려고 예쁜 그릇에다 담은 것뿐이다.
비비고 감자탕 1봉에는 감자 3조각과 사태 살 크게 한 주먹, 시래기(우거지)와 대파 , 그리고 들깨가루로 맛을 낸 육수가 들어있었다.
비비고 감자탕에 들어있던 사태살 클로즈업 사진. 살이 생각보다 큼지막하게 많이 들어있다. 고기 양이 아쉽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뼈 발라 먹는 재미를 잃긴 했지만 뼈에 붙은 고기보다는 훨씬 더 많은 느낌이었다. (가격은 거의 절반 밖에 안한다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감자탕에 들어있던 감자! 요리의 메인 재료이지만 생각보다 비중은 낮아보였다. 감자가 포슬포슬하니 정말 맛있었지만 2조각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3조각이라니 뭔가 적절한 것 같으면서 아쉬웠다. 양념 벤 감자가 너무 맛있어서 더 아쉬웠던 것 같다.
그리고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던 우거지! 국물 양념을 흠뻑 빨아들인 시래기가 정말 맛있었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진짜 밥 뚝딱! 따로 반찬 없이도 끼니 해결 쌉가능..
맞벌이나 애 키우거나 자취하는 분들은 비상식량으로 비비고 감자탕(또는 다른 간편식) 쟁여 놓으면 은근 유용하게 드실 듯싶다.
나는 먹는 거 빼고 세상만사 다 귀찮을 때 가정간편식을 찾는 편이다. (요즘 세상에 태어나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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