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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죽이라 하면, 소화 능력이 떨어질 때(=아플 때)나 어디가 좀 부실할 때(=치아가 별로) 먹는 음식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요새 나오는 간편 죽들은 일반식을 대신할 대체제라기 보다는 그냥 하나의 '요리'가 된 느낌이다. 왜냐면 맛있거덩.

 

비비고 들깨버섯죽, 이름에 걸맞는 양의 버섯과 들깨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비비고 죽이 맛있다던데' 하고 소문만 듣다가, 요근래 먹었던 비비고 단호박 죽이 꽤 좋았기에 들깨버섯죽에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일단 메뉴부터가 남다르다. '들깨버섯죽'이라니. 단호박죽, 야채죽, 소고기죽만이 존재하던 죽 업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느낌.

 

우선 패키지는 이렇게 생겼다. 마트에서 판매되던 기존 간편 죽들은 대부분 일회용 용기에 담아져 나오는데 더 간단하게 나온다. 비비고에서 나오는 국마냥 비닐 팩에 들어있다. 쓰레기 버리기 간편하고 전자렌지가 없는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나는 봉지의 윗부분만 개봉한 채로 전자렌지에 2분 정도 돌렸다. 최대한 간편하게 먹고 싶었기 때문에. 김이 폴폴 나는 비비고 죽을 그릇에 옮겨 담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놀랐다. 특히 죽이 쏟아져 나오면서 드러난 엄청난 양의 버섯들.. '들깨버섯죽'이라고 해놓고 들깨 맛만 나면 어쩌나 했는데, 역시 비비고..! 버섯이 종류별로, 그것도 많이! 들어있다.

 

죽은 따로 간이 필요없을 정도로 삼삼하니 적당히 맛있었다. 집에 있던 멸치볶음과 열무김치랑 먹어도 맛있고 그냥 버섯만 한 수저 퍼서 먹어도 맛있었다. 버섯의 야들야들한 식감이나 은근한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참기름 살짝 넣었더니 풍미가 훨씬 살아났다. 먹는 동안에도 맛있어서 혼자 하나를 다 먹었는데, 확실히 죽이라서 그런지 소화가 금방 되서 잘 때 속이 더부룩 하지 않았다.

 

호기심에 샀다가 다시 한 번 반하고 말았던 비비고 들깨버섯죽... 잘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 (아 이정도면 나 비비고 전도사 아닌가.. 비비고가 알아줬으면...) 저녁에 밥 먹고 자면 소화 안되서 힘들어하는 위장 찐따분들은 저녁에 밥대신 비비고 죽 드셔보시길. 일단 맛있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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